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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천연물 기능성식품’ 시장, 지자체 개발 앞장세계 천연물 산업 시장규모 1천조 원... 국내도 상품화 열풍, 성장세 지속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귀농 귀촌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살아있을 때 꼭 해보고 싶은 일 목록)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막상 “농촌에서 뭘 하며 살래요?”라고 물으면, 자신 있게 구체적으로 대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귀농 귀촌은 쉽지만, 거기서 할 일을 찾아내는 건 무척 어렵다. 그래서 그걸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예술’이라는 식으로 충고하곤 한다.

이렇듯 귀농과 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농촌진흥청이 권장하는 특화작목, 지자체별로 재배를 권장하는 신소득작목에 대한 속사정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뿐 아니라 한약재 원료로 쓰이는 각종 약용작물, 동남아시아에서만 먹던 고수, 공심채 등 아열대작물, 지중해성 기후에서 잘 자라는 올리브도 귀농 귀촌 희망자들에겐 초특급 관심작목들이다.

최근엔 천연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성식품 원료가 되는 작목의 생산, 가공, 유통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 조성에는 우리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 뿐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 MZ세대로까지 확산된 건강기능식품 소비문화 역시 시장 확대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3조 5천억원, 2020년 4조 9천억원을 넘어 2021년에는 5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농촌과 관련업계가 개별인정형 원료로 경쟁하는 데에는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입증 논문,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의 연구자료가 식약처의 평가 후에 인정되면, 6년 간 개발업체가 원료를 단독 생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사진은 당귀 이미지 [사진=농촌진흥청]

◇ ‘개별 인정형 원료’ 개발, 건강기능식품 상품화 열풍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촌과 관련업계에서는 기존의 국가 고시형 기능성 원료가 아닌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별 인정형 원료’를 발굴해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상품화하는데 관심이 많다. 물론 관련업계의 적극성이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비타민, 미네랄 처럼 특정 지표성분과 함량을 정해놓은 것이 고시형이며, 개별인정형은 새로 발견된 기능성을 각종 자료를 통해 별도로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것을 말한다.

기능성 표시는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콜레스테롤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혈액의 흐름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혈압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체지방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혈당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주는 식품’, ‘건강한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뼈와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인지능력에 도움을 주는 식품’, ‘치아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등으로 한다.

우리가 잘 아는 홍삼은 “면역력증진·피로개선·혈소판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흐름·기억력 개선·항산화·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기능성 내용을 표시하고 있다. 인삼의 고시형 기능성은 기존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이어 ‘뼈 건강 개선’이 2020년 추가됐다. 이로써 인삼의 고시형 기능성은 3가지로 늘어났다.(2020년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 재평가 결과 참고)

개별인정형 원료 가운데 2020년 생산실적 기준 매출액이 300억 원이 넘는 상위 5개 품목은 헤모힘 당귀 등 혼합추출물 (면역 개선),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간 건강), 락추로스 파우더 (장 건강),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 (어린이 키 성장), 루테인지아잔틴 복합추출물 20% (눈 건강) 등이다. 이 중 헤모힘 당귀 등 혼합추출물은 면역기능 관련 원료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헤모힘(HemoHIM)이란 HEMO(Hemoglobin·헤모글로빈)와 HIM(H·조혈+I·면역+M·조절)의 합성어로 지난 1997년 원자력 관련 업무 종사자의 면역력 향상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정부주도로 개발됐다. 헤모힘 혼합물 제품은 현재 애터미(ATOMY)사에서 독점 공급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중인데,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애터미 헤모힘은 2020년 약 1,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애터미 총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과 관련업계가 이처럼 개별인정형 원료로 경쟁하는 데에는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입증 논문,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의 연구자료가 식약처의 평가 후에 인정되면, 6년 간 개발업체가 원료를 단독 생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식약처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개별인정형 원료 생산실적은 약 4796억 원. 2019년보다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보여준다. 이뿐 아니다. 세계 천연물 산업 시장의 최근 4년간 총합 규모는 무려 1천조 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이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천연물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은 그래서 타당하다.

전북 고창군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매일유업과 손잡고 귀리를 비롯한 고창군 생산 농산물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귀리 [사진=픽사베이]

◇ 차즈기ㆍ병풀ㆍ귀리 등 지자체들도 앞장선 천연물 기능성식품 개발

이런 분위기 속에 천연물의 기능성식품화 사례가 이색적인 뉴스가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자체와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의 협업이 눈에 띄는 대목. 대표적인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 전통약술-관절염 기능성식품 개발 (충남) = 충남농업기술원이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전통약술을 기능식품으로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최근 충남농업기술원은 가시오가피, 우슬, 창출 등 8종의 약초 추출물로 제조된 전통누룩발효 약술을 정제형태(일반식품)로 제조했다. 충남도내 한 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충남농업기술원은 소규모 농기업체 기술지원을 통해 전통누룩발효약술을 감압농축하는 기술과 감암농축액을 동결건조 분말로 제조하는 기술, 동결건조 분말을 정제형태로 바꾸는 기술을 제공했다. 충남농업기술원은 앞으로 전통누룩발효 비법을 활용한 비염‧아토피 예방 및 개선식품과 건강식품, 화장품 등 개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미역-후코이단 (전남 완도) = 완도산 해조류에서 추출한 후코이단은 면역 기능 활성화라는 내용으로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후코이단은 미역, 다시다, 톳 등 다양한 갈색 해조류에서 소량 발견되는 다당류인데, 완도산 미역귀 후코이단을 함유한 제품도 출시되어 있다. 그런가하면 국립부경대 학생들이 최근 완도군 주관의 해조류 소재 창업 아이디어 대회에서 완도산 미역귀를 활용한 두유 ‘씨위드맘(Sea with mom)’ 을 개발해 완도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미역의 알긴산, 후코이단, 푸코잔틴 등의 성분과 대두를 활용해 임산부, 산후조리여성을 위한 두유 제품을 출품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 꾸지뽕ㆍ작약 (경남 산청) = 산청군은 지난해 여름 2023 산청 세계전통의약 항노화엑스포 개최를 대비해 약초재배 통계조사를 실시했는데, 약초 1번지답게 꾸지뽕, 작약, 도라지, 오가피 등 약초 113개 품목의 재배현황을 수집했다. 산청군은 이 자료를 한방약초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인데, 황해도 이남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 ‘꾸찌뽕’은 ‘메밀’보다 29배 많은 ‘루틴(Rutin)’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화제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천연물 소재인 ‘꾸찌뽕잎추출물’을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개별 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다. 기능성 내용은 ‘위 불편감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한국야쿠르트는 정제, 캡슐, 겔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제조 꾸찌뽕 자체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근당건강은 작약에 주목했다. 종근당건강의 ‘위편한 작약’은 식약처로부터 ‘위 점막 보호’ 기능을 인정받았는데 , 여기에는 한국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위 건강 전통 식품 소재와 작약추출물 등 복합물이 함유돼 있다.

■ 귀리 (전북 고창) = 귀리에는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등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귀리의 식이섬유는 현미의 3배, 백미의 22배로 알려져 있다. 귀리의 핵심 성분인 베타글루칸은 면역력 향상, 혈당 조절, 콜레스테롤 감소 등의 효과도 지닌다. 전북 고창군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매일유업과 손잡고 귀리를 비롯한 고창군 생산 농산물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농진청-매일유업-고창군 사이에 '기능성 식품소재개발 업무협약’도 맺었다. 고창군은 고품질 원료 생산단지를 조성해 새싹귀리·새싹보리·새싹밀 등의 원료 종자를 공급하기로 했다. 식량과학원은 새싹작물 전용품종 선발, 최적 재배기술과 기능성물질 증진기술을 산업체에 보급한다. 매일유업은 지역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를 공급받아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출시한다. 매일유업 뿐 아니라 오리온, 동서식품, 서울우유 등도 귀리제품을 연속 출시하고 있다.

■ 여주ㆍ모링가ㆍ작약ㆍ바나바 (강원도 양구) = 양구군은 6~7년 전부터 여주, 모링가, 그라비올라, 삼지구엽초 등을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육성해왔다. 바나바 잎추출물은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이 허가된 원료. 동남아에서 당뇨 관리의 민간요법으로 활용되어온 천연원료로 알려져있다. 최근 ‘바나바‧여주‧작약 등을 혼합한 천연물 유래 항당뇨 기능식품 제조기술’과 ‘모링가 식물 유래 수용성 추출물을 이용한 경구투여용 항암후보물질 제조기술’ 이 항당뇨‧항암 효과를 입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특히 모링가 추출물을 이용한 항암후보물질의 경우, 간암, 피부암, 유방암에 항암 효과를 나타내 신약으로 개발중이라고.

■ 병풀 추출분말 (충북) = 충북농업기술원은 지난해 피부치료제, 화장품 소재로 유명한 병풀의 유효성분을 늘리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병을 치료하는 풀이라고 알려진 병풀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병풀이 가진 유효성분은 아시아틱산, 아시아티코사이드, 마데카식산 및 마데카소사이드 등 총 4가지로 피부재생과 콜라겐 합성 촉진 능력이 뛰어나다. 한편 제넨셀이라는 기업은 자체 개발한 천연물 소재 '병풀추출분말'을 눈 건강 개선용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제넨셀은 자체 개발한 병풀추출분말이 최근 식약처로부터 눈 건강 개선을 위한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 차즈기 (전남) = 전남천연자원연구센터, 전남광역자활센터, (주)산야초마을은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원료 ‘차즈기 계약 재배’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차즈기는 꿀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깻잎과 비슷하며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 전남천연자원연구센터는 지난 2018년 건강기능식품 개발 전문 기업인 코스맥스바이오와 눈피로 개선 건강기능식품 개발 기술 이전 협약도 체결했다. 2019년 차즈기를 활용한 눈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 인정형 원료로 식약처 인정도 받았다. 한편 전남 장흥군은 전남천연자원연구센터, 코스맥스바이오와 차즈기 대단위 계약재배업무협약을 맺고 대규모 재배를 진행중이다.

이처럼 천연물 기반 건강기능식품 개발은 활기를 띄고 있지만, 제약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았던 천연물 의약품 개발 열기는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약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연구개발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 많은 제약회사들이 천연물 의약품 개발보다는 천연물 건강기능식품 개발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쪼록 농촌과 농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천연물 발견 및 개발이 지속되길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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