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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공학-IT 기술 결정체 ‘애그테크’의 현재전통적 농업 강국 네덜란드 선두권 유지... 오리로봇-수중농장 등 이목 끌어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네덜란드는 남한 면적의 약 4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나라지만 세계적인 농업 강국으로 꼽힌다. 지난 2020년 농산품 수출액은 무려 956억 유로, 우리 돈 약 127조 원에 달하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1100억 달러에 육박한다. 농지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약 20만 헥타르 많은 182만 헥타르 정도지만,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의 농식품 수출국이라는 타이틀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집계로 2021년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약 113억 6천만 달러(우리 돈 약 14조 4천억 원). 그러니까,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의 거의 10배 정도의 농식품 수출액을 매년 기록중이다.

그 비결이 뭘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그 비결로 대개 두 가지를 꼽는다. 네덜란드가 ▲새로운 농업기술 시도로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시장 개방으로 혁신과 협업을 이끌어내는데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이런 네덜란드가 최근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의 최전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뭘 하려는 걸까?

화훼, 육류, 계란·유제품, 채소, 과일 등의 순서로 많은 량을 수출하는 네덜란드가 최근 2018년부터 매년 '농업AI경진대회'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해커톤(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도 지난 '제3회 농업인공지능(AI)경진대회' 1차 예선에서 한국팀이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과 중국 텐센트가 공동 주최한 '제3회 농업AI경진대회' 1차 예선에서 한국팀이 2위, 4위, 5위 등 상위권을 휩쓸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김학진 교수는 “(이렇듯) 디지털 농업으로 초보 농부가 수십 년 경험을 가진 농부보다 더 나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낼 수 있다”며 농업과 과학의 결합 시너지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농업과 공학과 IT기술이 결합한 이른바 ‘애그테크’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말엔 관련 행사도 열렸다. 도시민들에게 귀농귀촌 정보를 제공하고 최신 애그테크 제품을 선보이는 '2022 케이팜 귀농 귀촌·농업 박람회'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관리기, 방제기, 정식기 등 다양한 농기계를 선보인 ▲한국 구보다, 귀농인에게 적합한 다목적 운반차를 판매하는 ▲로웰에스엠, 회전식 수경재배 기계를 개발한 ▲도넛팜, 계란품질 AI 분석시스템을 개발한 ▲한밭아이오티, 사물인터넷(IoT) 농약 배합기 혼타스와 스마트 방제 솔루션을 중심적으로 전시할 ▲아쎄따, 반디 시리즈를 판매하는 ▲메타로보틱스, 쌍별 귀뚜라미를 이용한 식용곤충 상용화에 성공한 ▲239바이오, 모범적인 귀농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해동바이오 등이 참가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외국의 선진사례에 비하면 아직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게 현실. 알다시피 세계 애그테크 시장 규모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글로벌 농식품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애그테크 스타트업 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져 2020년 278억달러(한화 34조 550억원)에서 지난해 517억달러(한화 63조 3325억원)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런가하면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 박람회 CES 2022에서도 애그테크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가정용 스마트팜과 수직농장도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로 선보였다.

세계 애그테크 시장 규모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글로벌 농식품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애그테크 스타트업 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져 2020년 278억달러(한화 34조 550억원)에서 지난해 517억달러(한화 63조 3325억원)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수직농장으로 유명한 '엔씽'의 스마트팜 솔루션 [사진=엔씽]

◇ 농업 최강국 네덜란드, 애그테크 선두에서 ‘농업계 왕좌’ 유지 노력

그렇다면 어떤 기술들이 농업과 접목해 신기술로 인정받으며 농업의 신기원을 열어가고 있을까? 아래에 소개하는 이렇듯 재밌는 기술도 이웃나라 일본에선 재작년에 이미 선보였다. 닛산에서 일하는 한 기술자가 개발한 오리로봇은 논 위를 헤엄치면서 밑면에 달린 고무 물갈퀴로 땅을 헤집으며 잡초를 뽑고 산소를 공급한다. 오리를 논에 풀어 놓으면 오리가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 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친환경 오리 농법을 로봇으로 하고 있는 거다. 로봇은 와이파이, 배터리, GPS 탑재형으로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해 움직이며 충전은 태양광 패널로 한다. 그런데 상용화 계획은 아직 없다고 알려져 있다.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2017년 '수직농장'을 개발, 운영중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플렌티 라는 회사에 약 2억 달러(약 2400억 원)를 투자했다. 플렌티는 수직농장 방식을 활용해 전통적ㆍ재래식 농장의 생산량보다 무려 350배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꼭 어렵고 최첨단 분위기를 풍겨야만 애그테크 라고 불리는 건 아니다. 곤충 활용 애그테크 선두주자로 인정받아 애그테크 혁신주자로 꼽히는 인물도 있다. ‘귀뚜라미박사239’ 저자인 이삼구 박사가 주인공인데, 그는 귀뚜라미와 관련해 국내외 60여 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중이다. 당뇨개선, 피부보습, 발모촉진, 탈모예방, 모낭개선 등 귀뚜라미를 활용한 건강기능성식품을 개발해 상용화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 박사는 “발모시장 가치가 세계적으로 30조 원이 넘는다”며, “귀뚜라미에는 발모촉진 요소인 아연,구리가 많아 탈모예방과 모낭 생성에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 속, 즉 바다나 호수 아래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수중 농장도 곧 일반화될 것 같다.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 수심 8m 아래에 있는 니모의 정원(Nemo's Garden)이란 곳에선 이미 유리 돔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작물을 재배 중이다. 허브를 키우기 위한 완벽한 성장 조건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 싶어 수중온실을 개발하게 됐다는 한 잠수용구업체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애그테크 발명품이다. 니모의 정원 같은 수중 온실은 식물 재배가 힘든 난기후 지역에서도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대체 농업 시스템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레티스봇이라는 AI는 잡초와 상추를 구분해내는데 특화돼있는데, 미국 블루리버 테크놀로지가 개발해 상용화했다. 경작지를 돌아다니는 대형 트랙터 앞부분에 설치된 레티스봇이 고랑과 이랑을 구분하며 수시로 사진을 찍어 잡초와 상추 싹을 구분한 뒤 잡초만 제거해낸다. 0.02초 만에 작물과 잡초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게 개발사의 설명이다.

트랙터와 콤바인의 자율주행 기능에 잡초제거 기능 로봇팔을 합한 제초로봇도 있다. 다 익은 토마토만 가려내 수확하는 AI 장치도 나와 있다. 이 뿐 아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애그테크는 다채롭고 기발하다.

일본 농촌에서 선보인 오리로봇 [사진=닛산]

◇ 오리농법 활용 로봇, 수중 농장 등 기발한 애그테크 기술 개발 한창

하지만 이처럼 기발한 제품과 아이디어만으론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혁신적인 농업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탄생하고는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실행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 즉 교육 시스템 구비가 먼저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쉽게 말해 농업에 ICT를 접목할 수 있는 융복합 인재를 양성해서 농업과 농촌에 투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뜻. 그래서 네덜란드는 델프트 공과대학이라는 세계적인 명문대학교에 애그테크 인스티튜트를 따로 설립했다. 말 그대로 농업과 공학과 IT기술을 접목한 형식.

이 외에도 소농들에게 애그테크 솔루션을 원활하게 제공해 소농들의 경쟁력을 높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농이 많아서 경쟁력 제고를 못하는 게 한국농업의 현실이라고 개탄할 게 아니라, 소농들의 경쟁력을 애그테크로 높여주면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역발상이자 획기적인 기획인 것이다.

최근엔 이런 뉴스가 잦다. 올해 2월 농기계기업 대동과 현대오토에버는 농업 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대동애그테크(DAEDONG Agtech)’를 설립했다. 변신을 위한 노력이 읽히는 대목. 미국의 전통적 농업 중장비 제조사 존디어는 농기계 제조업체가 아닌 미국 스마트팜 선두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몬산토 역시 빅데이터 스타트업을 인수해 날씨ㆍ작황 데이터를 분석해 농사정보 지원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농기계 기업이 애그테크 기업으로 변신하는 이유는 그만큼 앞날이 밝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기업들과 학계 관계 역시나 종합적인 기획과 사업추진을 진행해야할 시점이다. 더 늦기 전에.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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