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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짐승이 먹은 버섯, 사람이 먹어도 된다고?산림과학원, 독버섯 주의보 발령... 함부로 채취말고 재배 버섯만 먹는 게 정답
버섯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버섯 화보 책을 들고 다니며 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는 걸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적극 말리고 있다. 운이 좋으면 복통과 설사에 그치지만, 운이 나쁘면 사망이다. 사진은 대표적인 독버섯인 마귀광대버섯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버섯 중에도 매우 귀한 대접을 받는 버섯은 따로 있다. 주로 사람이 재배하는 게 아닌 자연에서만 채취가능한 자연산 버섯들인데, 대표적인 게 송이버섯이다. 노련한 심마니들조차 자주 보기 어렵다는 자연산 표고버섯 역시 ‘귀족버섯’리스트에 이름을 올라 있다. 노루궁뎅이버섯, 까치버섯, 갓버섯, 싸리버섯 등등 높디높은 산 속을 헤맨 심마니들의 땀방울이 묻은 버섯들도 마찬가지.

물론 이 버섯들 중엔 최근 인공재배가 가능해진 것들도 있다. 산림과학원은 십여 년 전부터 송이버섯 인공재배에 성공했다고 자료를 내고 있으며, 표고버섯은 이미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재배희망품목 1순위에 등극한 지 오래다. 노루궁뎅이 버섯도 재배가 가능하며, 버섯매운탕의 주인공 싸리버섯도 마찬가지다. 대신에 값은 무척 비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마트나 시장에서 선물용으로 포장되어 진열돼 있던 것 같은, 비싸디 비싼 자연산 식용버섯을 닮은 버섯을 산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의 심정은 어떨까? “심봤다!”까지 외칠 정도는 아니어도 충분히 흥분되는 건 사실일 게다. 그래서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이어지는 요즘같은 대목엔 버섯 식중독 사고 소식이 잦다. 독이 되는 버섯, 즉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해서 먹고 탈이 나는 거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장마 전후 급격히 번지는 ‘독버섯 주의보’를 발령했다. 버섯은 습도 90% 이상이 되면 자라나니까, 요즘 같은 날씨엔 도심 곳곳에서도 버섯이 자라난다. 아파트 밀집지역의 화단이나 습한 곳에서도 버섯은 삐죽삐죽 고개를 내민다. 호기심에 만져도 보고, 우산으로 찔러보기도 하지만, 그런 버섯들은 대부분 식용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표준버섯목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2077종의 버섯이 있다. 그 중 먹을 수 있는 식용버섯은 약 420종(약용버섯 77종까지 포함하면 약 5백종)이다. 독버섯은 알려진 것만 약 238종인데, 문제는 독버섯인지 식용버섯인지 구분하기 힘든 버섯이 무려 1342종이나 된다는 점. 쉽게 말해 약 2천 종의 버섯 중에 독버섯 238종에 구분 어려운 버섯 1342종을 합하면 무려 1580종의 버섯은 먹으면 안 된다는 답이 나온다. 대략 백분율로 환산하면 약 75%의 버섯은 먹을 수 없다는 뜻이다.

산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버섯이 먹으면 안 되는 버섯이거나 독버섯일 확률이 75%이상이라면 , 버섯 전문가가 아닌 이상 산속에서 버섯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는 게 상책이다. 실제로 버섯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버섯 화보 책을 들고 다니며 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는 걸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적극 말리고 있다. 운이 좋으면 복통과 설사에 그치지만, 운이 나쁘면 사망이다.

그런데 호기심 왕성한 어떤 이들은 흔히 색이 화려한 것만 독버섯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굳게 믿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먹어도 되고, 색깔이 아주 화려한 것만 피하라는 식이다. 또한 이들은 곤충이나 산짐승이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은 사람이 먹어도 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대단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 믿음(?)들을 반박하기라도 하듯 일본에선 최근 이런 뉴스도 나왔다. 일본 나가노 현에서 다람쥐 일종인 일본청서가 독버섯의 일종인 광대버섯을 먹는 모습을 관찰했다는 것. 광대버섯은 전형적인 독버섯인데, 무스카린 이라는 독소가 있어서 사람이 먹으면 환각, 발작에 이어 사망하기도 하는 무서운 버섯. 여름철에 파리를 잡는 파리약 원료로 쓰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 이래서 “산짐승이 먹은 버섯은 사람이 먹어도 된다” 라는 주장을 하면 안 되는 거다.

여름이다. 그리고 곧 가을이 온다. “야생 버섯 먹으면 안 돼요, 재배 농가의 버섯만 드세요” 라는 식약처와 산림과학원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 안 그러면 큰 일 난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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