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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덜 먹는 트렌드’... 농촌의 대책은?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음식문화... 끼니수-외식 횟수 줄고 맛은 더욱 중시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가 진행중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취식이 감소한 메뉴는 배추김치·멸치볶음·된장찌개 등 전통적인 한식 상차림 메뉴다. 한식·중식·양식 취식률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한식 카테고리의 취식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유행은 변한다. 변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는 대세로 정착되기도 한다. 일시적 유행이 있는가하면 도도한 강물의 흐름처럼 한 번 자리 잡으면 굳히기에 돌입하는 유행도 있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는 우리들 삶의 유행을 여러 모로 바꿔놓았다.

잘 알다시피 온라인 상품거래량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50대 이상 연령층도 모바일(온라인) 상품구매 대열에 올라타 쇼핑을 즐긴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바야흐로 온라인 상품거래는 대세 중 대세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의 81.5%는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한다. 더구나 이들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빈도는 월평균 5.1회에 달한다. 대략만 살펴봐도 지난 2021년 식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약 33조원  규모. 3년 만에 무려 2.5배나 급성장한 수치다. 놀라운 일이다.

최근엔 이런 유행도 있다. 대형마트에서 B급 농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건데, 크기나 외모가 다소 부족해 일명 ‘못난이 과일·채소’로 불리지만 시세보다 훨씬 싸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고 있다. 약 30~40%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다. 최근 롯데마트 분석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못난이 과일·채소’ 매출이 지난 해 동기 대비 약 300%나 늘어났다. 농가에도 도움 되고 회사에도 이로운 윈-윈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참외·자두·사과 등 과일 10여종, 감자·양파·배추 등 채소 10여종이 이런 식으로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도 ‘맛난이 농산물’ 이라는 이름으로 B급 상품을 약 30% 할인해서 팔고 있다. 이마트 역시 외관에 흠이 있는 과일을 ‘반전 과일’이란 명목으로 저렴하게 판매중이다. 11번가는 지지난해부터 ‘어글리러블리’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역시나 외관이나 크기가 좀 부족한 미니밤호박, 귤, 감자, 한라봉 등 29개 품목이 잘 팔려나간다. G마켓도 이런 B급 농산품 판매량 덕분에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40%나 늘었다. 그야말로 ‘반전’이다.

그런가하면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라는 프로젝트가 시작한 지 3년 만에 거래액이 무려 7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비스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한 것. 지역 전통시장의 신선 식재료 및 먹거리를 온라인 주문하면 2시간 내 또는 당일 내에 받아서 맛볼 수 있다. 2022년 현재 170개 전통시장이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료조사 기업이자 트렌드 분석 기업인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쿠팡·마켓컬리·배민 등 코로나 장기화에도 크게 성장한 브랜드의 공통점은 3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성장한 브랜드들은 50대까지 주요 고객층이 확대중이다. 둘째, 온라인 채널의 경우, 가격 이외의 다른 방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셋째, 자사 브랜드-채널만의 특별한 상품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농산물, 식품 관련한 유행 중에 이른바 ‘굳히기’에 들어간 유행과 트렌드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2’는 우리 농촌과 소비자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이 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현황, 쿠팡·마켓컬리·이마트몰· 네이버쇼핑 등 주요 채널 이용 행태, 간편식·밀키트 온라인 침투율, 퀵커머스 채널인 배민 B마트 이용 행태 등을 알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B급 농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건데, 크기나 외모가 다소 부족해 일명 ‘못난이 과일·채소’로 불리지만 시세보다 훨씬 싸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고 있다. 약 30~40%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다. [사진=한국영농신문]

◇ 못난이 B급 농산물 수요 급증... 동네시장 장보기 온라인 구매도 훌쩍 성장

트렌드 분석기업 오픈서베이의 지난 3년간 푸드 트렌드를 살펴보면, 코로나 전후 3년간 일어난 식생활 변화는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삼시세끼는 옛말? 식사 횟수 감소 트렌드 가속화되다. ▲한식 취식 감소와 함께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 나타나다. ▲외식 감소로 외식 시 주로 먹던 음식의 취식 방법 달라지다. ▲맛보다는 간편해서 먹는 유통형 HMR 성장 둔화되다. 하나씩 살펴보자.

■ 삼시세끼는 옛말? 식사 횟수 감소 트렌드 가속화되다 = 지난 3년간 식생활 트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사 횟수의 감소’. 대한민국 소비자의 하루 평균 식사 횟수가 지난 19년 2.84회에서 2020년 2.83회, 2021년 2.69회로 줄었다. 이는 특정 시즌의 영향이 아니라 전반적인 취식 횟수가 줄고 있다는 뜻이라는 게 오픈서베이의 분석. 재미있는 점은 식사 횟수는 아침·점심·저녁·야식 등 모든 상황에서 골고루 줄고 있는 게 아니라 특히 아침을 먹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줄었다. 야식의 경우도 19~20년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 2021년 들어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아침 식사 감소의 경우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코로나 전부터 관찰되던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트렌드에 농촌과 농식품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죽, 선식, 시리얼 , 굳지 않는 떡 등 아침대용식 시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이상 구체적인 준비는 분명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아침식사 시장 규모는 오히려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아침식사 시장규모는 지난 2009년 7천억 원에서 2019년 약 3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단순한 물가상승으로만 보기에는 엄청난 성장세.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아침식사 시장규모는 커져가는 현상. 이 점을 잘 분석한다면 브런치 문화, 프리미엄 아침식사, 고품질 샐러드 아침 식사 등의 키워드로 시장을 파고들 수 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한식 취식 감소와 함께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 나타나다 = 한번 식사할 때 먹는 메뉴의 개수도 줄었다. 2018년 이전에는 하나의 식단에 포함되는 메뉴의 수는 3.08개였는데, 2019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2021년 들어 2.89개까지 줄었다.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가 진행중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취식이 감소한 메뉴는 배추김치·멸치볶음·된장찌개 등 전통적인 한식 상차림 메뉴다. 한식·중식·양식 취식률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한식 카테고리의 취식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러한 한식 상차림 간소화 추세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농촌으로서 좋은 걸까? 죽과 비빔밥처럼 반찬을 따로 차릴 필요 없이 하나의 요리만으로 식사가 가능한 이른바 ‘원밀(One-Meal)형’ 제품을 밀키트 형태로 농촌현장에서 생산해서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게 상책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더 이상 농촌이 신선식품만의 공급처로 머물러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 것.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반제품이나 완제품으로서의 먹거리를 밀키트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에 대응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조치로 외식 비율이 급감했다. 지난 2019년 외식 비중은 29.2%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2020년 22%, 2021년 21.9% 로 감소했다. [사진=픽사베이]

■ 외식 감소로 외식 시 주로 먹던 음식의 취식 방법 달라지다 =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조치로 외식 비율이 급감했다. 지난 2019년 외식 비중은 29.2%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2020년 22%, 2021년 21.9% 로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에 주로 외식으로 먹던 음식은 제육볶음·부대찌개·떡볶이 등 총 358개. 이 중 외식 중심으로 소비되다가 내식화된 메뉴는 약 17.3%. 주로 제육볶음·보쌈/수육·돼지고기구이와 같은 한식 메뉴가 이에 해당된다.

외식에서 유통형 HMR로 전환된 메뉴는 약 7.5%, 외식형 HMR로 전환된 메뉴는 약 10.6%로 나타났다. 내식화된 메뉴와 비교할 때 수프·함박스테이크·햄버거·탕수육 등의 비한식 메뉴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유통형 HMR로 전환된 메뉴는 부대찌개·수프·조개국·기타 고기구이 등 좀 더 한상 차림류의 성격이 강하며, 외식형 HMR로 전환된 메뉴는 햄버거·감자튀김·와플·치즈스틱 등 간소화된 한 그릇 메뉴 성격이 좀 더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연령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코로나 이후 외식형 HMR 취식을 가장 많이 늘린 연령대는 20대이며, 유통형 HMR은 30대 이상에서 취식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 이에 외식형 HMR은 상대적으로 20대가 좀 더 많이 선호하는 떡볶이·햄버거·와플 등 스낵형 메뉴가 많고, 유통형 HMR은 30대 이상이 좀 더 선호하는 조갯국·건어물구이 등 메뉴가 많았다.

■ 맛보다는 간편해서 먹는 유통형 HMR 성장 둔화되다 = 앞서 살펴본 외식 비율 감소 트렌드는 곧 유통형 HMR과 외식형 HMR 취식 비율의 증가를 뜻한다. 만족도를 비교해보면 유통형 HMR이 외식형 HMR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각 4.08점, 4.14점). 취식 이유를 보면 유통형 HMR은 ‘손쉽게/간단하게 먹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다(76.2%). ‘맛있게 먹기 위해서’를 꼽은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다(35.0%). 반면, 외식형 HMR은 취식 이유로 ‘손쉽게/간단하게 먹기 위해서’ 이외에도 ‘맛있게 먹기 위해서’를 꼽은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각 64.9%, 44.9%).

다시 말해 포장이나 배달과 같은 외식형 HMR은 간편성에 더해 ‘맛있게’ 먹기 위해 취식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유통형 HMR은 상대적으로 ‘간편함’을 주요 목적으로 한 취식이 많다는 뜻이다. 유통형 HMR이 아직은 ‘맛’이라는 속성에서 소비자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앞서 언급했던 농촌 현장의 밀키트 생산 유통을 위해서는 맛과 품질에 보다 신경을 쓴 고급형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제품도 기회를 넓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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